8월23일. 이른 아침부터 삼청동에서 청와대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날은 국가정보원의 프락치를 이용한 민간인 사찰 공작 자료를 청와대에 넘겼다. 1주일 전 어렵게 전화를 걸어온 대학 동창의 프락치 고백이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며 4년간의 사찰 자료, 국정원 직원과의 대화 녹취파일, 국정원이 지급한 장비를 줬다.문제는 제보자가 “나를 놔주지 않으면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국정원에 미리 통보한 점이었다. 국정원은 제보자의 거주지와 생활 동선을 모두 알고 있었다. 결국 기사를 내기 전 제보자 신변보호와 국정원의 증거인멸